외국인 근로자 유입 5배 증가…인건비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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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작성일 23-04-18 14:25본문
올 1분기 입국자 총 8666명
일상 회복으로 국내인력도 늘어
농번기 앞두고 수급 사정 회복
[한국농어민신문 김선아 기자]
올해 1분기 농업 부문 외국인 근로자가 총 8666명 입국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73명에 비해 531%가 증가한 숫자다.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농업 분야 인력 공급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의 경우 이러한 인력 수급여건을 반영, 급격하게 상승했던 인건비가 하향 안정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13일 올해 1분기 농업분야 인력 공급이 전년 동기대비 531%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외국인 근로자 배정 규모가 역대 최대인 3만8418명으로, 작년비 73%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도입 인원은 2만2200명이었다.
여기에 전년 12월~당해년 2월에 이뤄지던 외국인 근로자 배정 시기를 전년 10~12월로 앞당긴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농식품부는 신속한 비자 발급을 위해 법무부와 협조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농협을 통해 시·군의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관련 서류 발급 절차와 국내 입국 후 영농 및 한국생활 적응교육 등도 지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감염 완화로 일상회복이 이뤄지면서 국내 인력 공급도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공부문에서 공급된 국내 인력은 연인원 10만명 수준으로 전년동기 8만7000명 보다 15% 증가했다. 농촌인력중개센터를 지난해 154개소에서 170개소로 확대 운영하고, 고용노동부와 함께 시·군 도시 유휴인력의 유입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도농인력중개플랫폼(www.agriwork.kr)을 통해 맞춤형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공공 부문 인력 중개를 강화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현장에선 인건비 하향 안정세 뚜렷
이렇게 농촌지역의 인력 수급 사정이 나아지자 현장에서는 인건비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북 영주시 농업정책과 농촌인력팀의 진흥주 주무관은 “영주는 지금 사과 적화를 할 시기인데, 지난해 13만~14만원대 였던 인건비가 올해는 12만~13만원대로 내려왔다”고 밝혔다. 영주의 경우 상반기 200명, 하반기 200명씩 총 400명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들여올 계획인데, 작년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통한 국내 인력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한다. 진 주무관은 “특히 인근 봉화에서 하반기에 공공형 계절근로를 운영한다는 소문이 나니까 올해는 작년보다 인력난이 완화될 거라는 기대가 생겨서 그런지 인건비가 1만원 정도 낮게 책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지역 상황도 비슷했다. 의성군은 지난해 90명 정도였던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규모를 올해 300명 정도까지 늘려 순차적으로 들여올 계획이다.
의성군 농업정책과의 농업인지원팀 김진이 계장은 “아직 본격적인 농번기가 아니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예년보다 많이 들어오고, 이제 도시민들도 인력 중개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계셔서 구직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난해까지 계속 뛰기만 했던 인건비가 현재 1만원 정도 하락, 올해는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주선 "일당 11만원" 현수막 등장도

전남지역 인건비도 떨어지는 추세다. 김영욱 나주시농어업회의소 사무국장은 “지난해 양파 풀뽑기할 때 여성분들 일당이 11만~12만원이었는데, 올해는 10만원씩 달라고 하더라”면서 “작년부터 고구마 시세가 안 좋아서 올해는 고구마 농가들이 재배규모를 많이 줄이는 분위기인 데다, 나주배원협이 올해부터 공공형 계절근로 시범사업을 운영해 올해는 인력 수급에 다소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나주에서는 최근 나주시의회와 의원연구단체인 ‘농촌외국인 근로자 도입을 위한 연구회’ 등이 주축이 돼 ‘올해 외국인 농업인력의 하루 적정임금을 11만원 이하로 지급해 달라’는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걸었다.
코로나 이전 하루 8만~9만 원대였던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가 ‘웃돈 경쟁’으로 13만~15만원까지 뛰어 농가 경영을 압박하자 적정 인건비 기준을 마련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고, 농가들의 동참을 호소하게 된 것. 나주배원예농협과 나주시농어업회의소도 함께 나서고 있다.
김영욱 사무국장은 “코로나로 인해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인력 송출업체들이 농작업 시기를 놓칠 수 없는 농민들의 사정을 악용, 웃돈 경쟁을 하면서 최근 몇 년 새 인건비가 천정부지로 올라 농민들의 고통이 컸다”면서 “일당 11만원은 나주시의회가 농어업회의소와 농민들 의견을 두루 취합해 결정한 금액인 만큼 이를 기준으로 적정 인건비가 형성되면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경연도 “올해는 인력수급 나아질 것”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도 12일 ‘농업 고용인력 최근 동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KREI 현안 분석에서 “올해 농림어업 고용인력 수급사정이 작년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대비 주요 품목별 경지면적이나 가축사육두수 등이 감소해 농업분야 고용인력 수요는 소폭 감소하는 반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국내외 농림어업 인력 공급은 작년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농경연은 보고서에서 “농림어업 인력 공급에는 정책 요인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면서 “올해 도농인력중개플랫폼 구축과 농촌인력중개센터 확대, 일손돕기 추진 및 체류형 영농작업반 운영 등으로 내국인 농촌인력 중개가 활성화되고, 고용허가제 및 계절 근로 배정인력이 대폭 늘어난 데다, 공공형 계절근로도 본격 시행되는 만큼 인력 수 급사정은 작년보다 나아지고, 큰 폭으로 올랐던 농업부문 노임도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아 기자 kimsa@agrinet.co.kr